아버지의 愛人
남을 웃기는 재주도 있고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따뜻한 마음 때문인지
아버지에겐 친구가 많습니다.
우리 집은 늘 연령도 다양한
아버지 친구들로 북적 이지요.
그런데 지난 해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가족의 손을 빌어
대소변을 받아내는게 미안 하셨던지
물도 밥도 드시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버지가 입원 하시고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이 문병을 왔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한 아저씨만 빼고요.
한 고향에서 나고 자랐으며
성도 같아 제가
작은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분 이었습니다.
거의 날마다
우리 집에 오시던 분 이었는 데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도 내심 서운한 눈치셨고요.
며칠 뒤
드디어 그 아저씨가 아주머니와 함께
찾아 오셨습니다.
커다란 찬합에 도시락을 싸 오신 아저씨는
아버지에게 젓가락으로 찰밥을
떠 먹이시며 말 없이 우셨습니다.
아버지의 입이 돌아가
밥알이 자꾸만 떨어 지는데도
아저씨는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밥을 먹이시려 했습니다.
전 그 눈물겨운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밖으로 나왔습니다.
병실 밖에서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네 아버지 쓰러 지셨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저 양반 몸져 누우셨단다.
지금 껏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아무 말도 없이 끙끙 앓았단다."
아마도 아저씨는 함께 늙어 가는 친구가
쓰러진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
병이 나셨나 봅니다.
퇴원 한 뒤,
아저씨는 날마다 우리 집에 출근 도장을
찍는 것도 모자라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하십니다.
아버지와 목욕도 다니고 함께 산책도 하시고
그 덕분에
아버지는 많이 건강해 지셨습니다.
저희는 가끔
아저씨를 아버지의 "愛人"이라고
놀리기도 한 답니다.
나도 이런 애인 한 명쯤 있다면
정말 행복 하겠습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는 때 로는 가족이나 애인보다
소중 합니다.
곁에 있는 친구는 당신의 영혼입니다
우리 모두 진정한 애인 같은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 옮겨 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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