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屹九曲

2016. 12. 1. 16:44한시와 명언 보기

武屹九曲1

                                                                                                                                                                  寒岡 鄭逑

序詞 서사

天下山誰最著靈 (천하산수최저령) 천하의 산에서 어느 곳이 가장 신령스러울까?

人間無似此幽淸 (인간무사차유청) 인간 세상에서 이처럼 그윽하고 맑은 곳이 없다네.

紫陽況復曾棲息 (자양황복증서식) 주희 선생께서 일찍이 깃들었던 곳 같아

萬古長流道德聲 (만고장류도덕성) 만고에 길이 도덕과 명성이 흐르네.

  

1. 鳳飛巖 봉비암

  一曲灘頭泛釣船 (일곡탄두범조선) 일곡 여울 어귀에 고깃배 띄우니

   風絲繚僥夕陽川 (풍사요요석양천) 석양 부서지는 냇가에 낚싯줄이 바람에 흔들리네.

    誰知損盡人間念 (수지손진인간념) 뉘 알리오. 인간 세상 온갖 생각 다 버리고

    唯執檀槳拂晩煙 (유집단장불만연) 박달 삿대 잡고 저녁 안개 휘저을 줄을

 

2. 寒岡臺 한강대

   二曲佳姝化作峰 (이곡가주화작봉) 이곡 아름다운 여자가 봉우리로 화해서

    春花秋葉靚粧容 (춘화추엽정장용) 봄꽃 가을 잎으로 얼굴을 단장하네.

    當年若使靈均識 (당년약사영균식) 그 때 만약 굴원에게 알렸다면

    添却離騷說一重 (첨각이소설일중) 이소경 한두 구절 덧붙였을 걸

 

3. 舞鶴亭 무학정

    三曲誰藏此壑船 (삼곡수장차학선) 삼곡 이 봉우리에 누가 배를 숨겼나?

    夜無人負已千年 (야무인부이천년) 밤에도 타고 가는 사람 없어 이미 천년이 지났네.

    大川病涉知何限 (대천병섭지하한) 큰 냇물 건너지 못한 이 얼마나 많았으리오?

    用濟無由只自憐 (용제무유지자련) 건너갈 방법이 없으니 혼자 안타까워하노라.

 

4. 立巖 입암

   四曲雲收百尺巖 (사곡운수백척암) 사곡 백척 바위에 구름 걷히고

    巖頭花草帶風鬖 (암두화초대풍삼) 바위 머리 꽃과 풀은 바람에 살랑거리네.

    箇中誰會淸如許 (개중수회청여허) 그 중 누가 이런 맑음 알리오?

    霽月天心影落潭 (제월천심영낙담) 하늘 가운데 갠 달그림자 못에 비치는 것을

 

5. 舍人巖 사인암

    五曲淸潭幾許深 (오곡청담기허심) 오곡 맑은 못은 얼마나 깊을까?

    潭邊松竹自成林 (담변송죽자성림) 못 가의 솔과 대는 절로 숲을 이루었네.

    幞巾人坐高堂上 (복건인좌고당상) 복건 쓴 사람 마루 위에 높이 앉아

    講說人心與道心 (강설인심여도심) 인심과 도심을 강론하여 말하네.

 

6. 玉流洞 옥류동

    六曲茅茨枕短灣 (육곡모자침단만) 육곡 초가집이 짤막한 물굽이를 베고 있어

    世紛遮隔幾重關 (세분차격기중관) 어지러운 세상사 몇 겹으로 막았던고?

    高人一去今何處 (고인일거금하처) 높은 사람들 한번 가더니 지금 어디에 있나?

    風月空餘萬古閑 (풍월공여만고한) 바람과 달만이 남아 만고에 한가롭네.

 

7. 滿月潭 만월담

    七曲層巒遙石灘 (칠곡층만요석탄) 칠곡 겹겹 봉우리 돌 여울을 둘렀으니

    風光又是未曾看 (풍광우시미증간) 이러한 경치 일찍이 보지 못하였네.

    山靈好事驚眠鶴 (산령호사경면학) 산신령 일이 좋아 잠자는 학 놀라게 하니

    松露無端落面寒 (송로무단낙면한) 소나무 이슬 무단히 얼굴에 떨어져 차갑네.

 

 8. 臥龍巖 와룡암

    八曲披襟眼益開 (팔곡피금안익개) 팔곡 옷깃 열어 헤치니 눈에 더욱 열리고

    川流如去復如廻 (천류여거부여회) 냇물은 흘러서 가는 듯 다시 돌아오는 듯하네.

    煙雲花鳥渾成趣 (연운화조혼성취) 안개와 구름, 꽃과 새들 어울려 멋을 이루니

    不管遊人來不來 (불관유인래불래) 유람객 오고 안 오고는 상관하지 않는다네.

    

9. 龍湫 용추

   九曲回頭更喟然 (구곡회두갱위연) 구곡 머리 돌이켜 다시 한숨 쉬는데

    我心非爲好山川 (아심비위호산천) 내 마음은 산천만 좋아함이 아니로다.

    源頭自有難言妙 (원두자유난언묘) 근원은 말하기 어려운 묘함을 절로 가졌는데

    捨此何須問別天 (사차하수문별천) 이를 버려두고 어찌 별천지를 물을 것인가



  1.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성리학자인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7.9-1620.1.5)​ 선생이 성주군 수륜면의 회연서원 뒤쪽 봉비암에서 시작하여 대가천을 거슬러 가며 김천 증산면의 용추에 이르는 아홉 경치를 노래한 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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