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김삿갓 야한 시조
2019. 2. 11. 15:44ㆍ한시와 명언 보기
辱說某書堂(욕설모서당) - 훈장 욕하기 서당 내조지(書堂乃早知)이요 : 서당을 일찍부터 잘 알고있지요 방중 개존물(房中皆尊物)인데 : 방안에는 모두 존경하는 분인데 생도 제미십(生徒諸未十)이라 : 생도는 모두 열 명 못 되는지라 선생 내불알(先生來不謁)이다 : 선생(훈장)은 와 보지도 않는다. 아래에 추가 내용을 첨부 합니다. (書堂은 乃早知) = 서당은 내조지 인데, (房中은 皆尊物) = 방중은 개존물 이라, (生徒는 諸未十) = 생도는 제미씹 이고, (先生은 來不謁) = 선생은 내불알 이다. 서당이 무얼하는곳인지 이미 내가 알고 있는데, 방에 있는 놈들은 다 제 잘난 체만 하는군, 학생은 열 명도 안되고, 선생은 어디 갔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네. (잠시 쉬어가는 한시) 이년 십구령(爾年 十九齡)에, 내조지 금실(乃早知 琴悉)하다. “너의 나이 열 아홉에 이미 부부의 정을 알았노라.” 김삿갓이 천하 주유(天下 周遊)를 하다가 한 처녀를 만나서 하룻밤 정(情)을 나누고 한다는 소리가, “毛深內闊(모심내활)하니 必過他人(필과타인)이라” 털이 무성하고 속이 넓으니 필시 타인이 지나갔을 것이다. 이 처녀 그 말을 받아서 질세라 한다는 소리가, 後園黃栗不蜂折(후원황률불봉절)하고 溪邊楊柳不雨長(계변양유불우장) 입 니다. 뒤 뜰의 누른 밤은 벌이 쏘지 않아도 벌어지고, 시냇가의 버드나무는비가 안 와도 잘 자랍니다. 이 처녀도 김삿갓 못지않앗으리라 짐작합니다...ㅎㅎㅎㅎ 이렇듯 김삿갓의 시의 세계는 풍류와 멋이 있지않나 생각됩니다. 더 감상해 볼까요..... # 산골 훈장을 놀리다 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 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 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 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 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 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 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서울 사람이라 하네. 嘲山村學長 조산촌학장 山村學長太多威 高着塵冠揷唾排 산촌학장태다위 고착진관삽타배 大讀天皇高弟子 尊稱風憲好明주 대독천황고제자 존칭풍헌호명주 每逢兀字憑衰眼 輒到巡杯籍白鬚 매봉올자빙쇠안 첩도순배적백수 一飯횡堂生色語 今年過客盡楊州 일반횡당생색어 금년과객진양주 *풍헌(風憲)은 조선 시대 향직(鄕職)의 하나. #기생 가련에게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가련한 이 내 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가련이 이 가련한 마음을 알아주겠지. 可憐妓詩 가련기시 可憐行色可憐身 可憐門前訪可憐 가련행색가련신 가련문전방가련 可憐此意傳可憐 可憐能知可憐心 가련차의전가련 가련능지가련심 *김삿갓은 함경도 단천에서 한 선비의 호의로 서당을 차리고 3년여를 머무는데 가련은 이 때 만난 기생의 딸이다. 그의 나이 스물 셋. 힘든 방랑길에서 모처럼 갖게 되는 안정된 생활과 아름다운 젊은 여인과의 사랑...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그의 방랑벽은 막을 수 없었으니 다시 삿갓을 쓰고 정처없는 나그네 길을 떠난다. #이별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 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 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라. 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시 오리니. 離別 이별 可憐門前別可憐 可憐行客尤可憐 가련문전별가련 가련행객우가련 可憐莫惜可憐去 可憐不忘歸可憐 가련막석가련거 가련불망귀가련 #어느 여인에게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贈某女 증모녀 客枕條蕭夢不仁 滿天霜月照吾隣 객침조소몽불인 만천상월조오린 綠竹靑松千古節 紅桃白李片時春 녹죽청송천고절 홍도백리편시춘 昭君玉骨湖地土 貴비花容馬嵬塵 소군옥골호지토 귀비화용마외진 人性本非無情物 莫惜今宵解汝거 인성본비무정물 막석금소해여거 *왕소군은 한나라 원제(元帝)의 궁녀. 흉노 땅에서 죽음. *마외파는 안녹산의 난이 일어났을때 양귀비가 피난 갔다가 죽은 곳. *김삿갓이 전라도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커다란 기와집을 찾아갔다. 주인은 나오지 않고 계집종이 나와서 저녁상을 내다 주었다. 밥을 다 먹은 뒤에 안방 문을 열어보니 소복을 입은 미인이 있었는데 독수공방하는 어린 과부였다. 밤이 깊은 뒤에 김삿갓이 안방에 들어가자 과부가 놀라 단도를 겨누었다. 김삿갓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는 길인데 목숨만 살려 달라고 하자 여인이 운을 부르며 시를 짓게 하였다. #길가에서 처음 보고 그대가 시경 한 책을 줄줄 외우니 나그네가 길 멈추고 사랑스런 맘 일어나네. 빈 집에 밤 깊으면 사람들도 모를테니 삼경쯤 되면 반달이 지게 될거요. -김삿갓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 눈 가리기 어려우니 마음 있어도 말 못해 마음이 없는 것 같소. 담 넘고 벽 뚫어 들어오기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내 이미 농부와 불경이부 다짐했다오. -여인 街上初見 가상초견 芭經一帙誦分明 客駐程참忽有情 파경일질송분명 객주정참홀유정 虛閣夜深人不識 半輪殘月已三更 -金笠詩 허각야심인불식 반륜잔월 이삼경 -김립시 難掩長程十目明 有情無語似無情 난엄장정십목명 유정무어사무정 踰墻穿壁非難事 曾與農夫誓不更 -女人詩 유장천벽비난사 증여농부서불경-여인시 *김삿갓이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여인들이 논을 메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미인이 시경을 줄줄 외우고 있어서 김삿갓이 앞구절을 지어 그의 마음을 떠 보았다. 그러자 여인이 뒷구절을 지어 남편과 다짐한 불경이부(不更二夫)의 맹세 를 저 버릴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그림자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날 따르는데도 고마워 않으니 네가 나와 비슷하지만 참 나는 아니구나. 달빛 기울어 언덕에 누우면 도깨비 모습이 되고 밝은 대낯 뜨락에 비치면 난쟁이처럼 우습구나. 침상에 누워 찾으면 만나지 못하다가 등불 앞에서 돌아보면 갑자기 마주치네. 마음으로는 사랑하면서도 종내 말이 없다가 빛이 비치지 않으면 자취를 감추네. 詠影 영영 進退隨농莫汝恭 汝농酷似實非농 진퇴수농막여공 여농혹사실비농 月斜岸面篤魁狀 日午庭中笑矮容 월사안면독괴상 일오정중소왜용 枕上若尋無覓得 燈前回顧忽相逢 침상약심무멱득 등전회고홀상봉 心雖可愛終無信 不映光明去絶踪 심수가애종무신 불영광명거절종 * ....아직 그의 파격적인 희롱의 시편들을 예감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그의 마음 가운데 잉태하고 있는 시의 파괴적인 상태는 아직 보이지않습니다. 다만 시의 내용에서 어떤 우수나 비애도 내비치지않은 냉철한 서술이 있는데 바로 이 서술에서 그의 장난스러운 상상력을 얼핏 내보이고 있는것 같지 않습니까... 김삿갓 역시 풍류를 아는 멋진 나그네가 아니었나 싶네요^^.... |
출처 : 고바우 사랑방
글쓴이 : 고바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