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7. 18:26ㆍ지맥산행/아름다운 가볼곳(해외)
0. 가는방법: (당일 연결)인천-알마티-아스타나-트빌리시(갈때), 트빌리시-아스타나-알마티-인천(올때)방법 권유,,. 이 경우 아스타나-알마티 국내선 구간의 탑승을 위해 별도로 이민국 출입국 수속을 밟아야 한다. (*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카자흐스탄 무비자 입국이 허용)
0. 여행시기: 연중가능(6월~11월 권장), 화폐단위는 라리(1라리=470원 선),
대한민국 여권은 360일 여행목적 무비자 가능
주) 카즈베기 산은 유럽에서 제일 높은 산.(해발 5,033m)
카즈베기 수도원 뒷길로 내려와 바라본 카즈베기 수도원 전경. |
불과 몇 년 전까지 조지아와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국경이 외국 여행자들에게 닫혀 있었지만 최근 재개방되면서 어렵지 않게 두 나라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가 제대로 놓인 것은 19세기 초 러시아가 캅카스 일대를 장악하면서 남북으로 연결하는 길을 군용도로로 사용하면서부터다.
오늘날 여행자들은 이 길을 따라 여행하면서 2379m의 고갯길인 즈바리 패스(Jvari Pass)를 넘게 된다.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 여행의 백미는 카즈베기의 수도원을 오르는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하는 저수지와 끄트머리에 놓인 캅카스의 대표적인 중세 건축물인 아나누리 요새를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험준한 계곡, 스키 리조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설산으로 가득한 고갯길. |
배낭 없이 여행하는 청년을 만나다
러시아의 캅카스 지방에 자리한 북오세티야 공화국 방문을 마치고 조지아로 가기 위해 그곳에서 만난 현지인의 도움으로 차를 얻어 탔다.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를 따라 국경까지 온 셈이었는데, 본격적인 여행길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차를 태워준 남자는 다시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수도인 블라디캅카스로 돌아가야 했기에 나는 국경에서 조지아로 넘어가는 차량을 얻어 타야 했다.
수도원 맞은편에 놓인 카즈베기 산. |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의 고산과 새로 지은 호텔. |
보기에도 처량해 보이는 젊은 러시아 여행자를 위해 작은 카페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는 흔쾌히 내 제안을 수락했다. 피자 한 판을 시켜 먹고 나오니 밖이 컴컴했다. 그는 서둘러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로 향하고자 했다. 젊은 나이의 무모해 보이는 그의 도전이 멋져 보였다. 내심 건강하게 별 탈 없이 여행을 마치길 바랐다. 그 후 나는 카즈베기 중심가에서 가까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갔다. 비수기라 손님이 없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홀로 샤워를 하고 조용히 휴식할 수 있었다.
5년 만에 카즈베기 수도원에 오르다
다음날 아침 카즈베기 산등성이에 위치한 수도원을 찾아가기 위해 서둘러 짐을 꾸렸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알려준 대로 트빌리시로 가는 미니버스를 제시간에 타려면 서둘러 산을 올라 수도원까지 방문한 뒤 돌아와야 했다.
사실 나는 5년 전에 카즈베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여름인 7월이었는데, 구름이 가득했고 안개가 가득해 사진으로 본 수도원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러시아의 캅카스 지방을 방문한 뒤 조지아의 트빌리시에서 비행기로 카자흐스탄을 거쳐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다시 한 번 카즈베기 수도원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운이 좋았다. 날씨가 매우 화창했기 때문이다. 어제 일기예보를 확인한 바로는 구름이 다소 끼어있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하늘이 맑았다. 우선 핸드폰에 받아놓은 맵스미(MAPS ME, 지도 정보 앱)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길을 따라 걸었다. 첫 번째 마을까지 가는 길은 수월했다. 하지만 두 번째 마을을 지나자 산을 타는 길이 불분명했다. 지도에 나와 있는 길은 좁디좁은 산길이었다. 게다가 경사가 급해 잘못 헛디디면 아래로 구를 것만 같았다.
수도원에 놓인 종탑. |
이번에는 손쉽게 얻어 타게 되었다. 보아하니 중국 여행자 두 커플이 타고 있는 사륜구동 차였다. 이들은 중국 난징에서 출발하여 조지아를 열흘 동안 여행하는 중이었다. 차는 트빌리시에서 하루에 100달러씩 주고 빌렸다고 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수도원 인근까지 올라갔다.
수도원의 높이는 해발 2170m로 카즈베기 산군에 둘러싸여 있다. 해발 2000m가 넘는 높이 때문에 산 아래에서 이곳까지 오르는 데에는 적어도 세 시간이 걸린다. 나는 아무 정보 없이 무턱대고 단시간 내에 올라오려고 했다. 차를 이용하면 30분이면 충분하다.
수도원 주변은 차디찬 바람이 부는 혹한의 날씨였다. 주변은 눈 덮인 산과 눈이 녹아내린 산이 서로 엉켜 이채로운 장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멀리 산행을 감행하는 커플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목적지는 수도원이 아닌 정상이었다. 등산복 차림으로 씩씩하게 산을 타는 모습이 늠름해 보였다. 물론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차를 타고 와 수도원을 방문한 뒤, 다시 산을 내려간다. 멀리서 바라본 수도원의 모습은 마치 은둔자가 남몰래 산 위에 지어놓은 한 채의 은신처같이 보였다.
카즈베기 수도원의 정식 명칭은 게르게티 트리니티 교회(Gergeti Trinity Church)다. 게르게티란 명칭은 산 아랫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 교회는 14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옆에 같은 시기에 지어진 종탑이 놓여있다.
5년 전과 달리 너무나 선명하게 수도원의 자태를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이 높은 산 위에 수도원이 놓여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세상과 떨어져 살면서 영혼을 정결하게하기 위한 고행의 장소였던 것일까, 아니면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멀리 벗어나고자 높은 산 위에 수도원을 만들어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도원을 바라보니 영혼이 정결해지는 느낌이 든다. 세속에 찌든 묵은 때를 모두 벗겨낼 수만 있다면 몇 날 며칠이든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벽면에 조지아 정교회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다. |
교회 내부에는 다채로운 성화가 걸려있었고 중앙에는 성소로 보이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정교회 예배당처럼 이곳 역시 거룩한 종교의식을 위한 화려함을 중시하는 중세적인 장식미가 잘 묻어나 있었다.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를 따라 트빌리시로
수도원에서 내려와 오후 한시에 트빌리시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산으로 오르고 내렸다면 제시간에 버스를 탈 수 없었을 것이다. 카즈베기와 트빌리시를 잇는 구간은 조지아 밀리터리 하이웨이로 불린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렌터카 등으로 여행한다면 군데군데 차를 세워놓고 주변 경관을 원 없이 카메라에 담아볼 수도 있다.
비록 차창 너머로 바라본 경관이었지만 이 구간의 비경은 러시아의 캅카즈 지방보다 더욱 험준하고 커 보였다. 곳곳에서는 스키장을 개발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고 호텔을 신축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구간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아나누리(Ananuri)의 요새였다. 아나누리 요새는 13세기부터 이 지방을 통치하던 아라그비(Aragvi) 가문이 살던 곳이다. 5년 전에는 이곳을 방문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차창 너머로만 얼핏 볼 수밖에 없었다.
휴게소에서 과일 젤리 형태의 전통 먹거리를 파는 모습. |
특히 목각으로 새긴 북쪽의 대문과 남쪽 벽에 놓인 포도넝쿨 문양은 장식미의 화려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 교회에는 수많은 천장화가 남아있는데, 일부는 18세기 화재로 전소된 것을 다시 복원한 것들이다. 아나누리 요새는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를 여행한다면 카즈베기 수도원과 함께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명소다.
*여행 정보
항공편
중앙아시아 최대 항공회사인 에어아스타나(Air Astana)는 중앙아시아의 국제적 허브인 알마티와 아스타나를 경유하여 인천국제공항과 트빌리시 국제공항 사이를 연결한다. 인천-알마티-트빌리시, 트빌리시-알마티-인천 구간의 경우 당일 연결편이 안되기 때문에 알마티에서 하루 머물러야한다. 경우에 따라 초저가 고급호텔에서의 숙박이 제공되기도 한다.
당일 연결편을 원하는 경우 인천-알마티-아스타나-트빌리시, 트빌리시-아스타나-알마티-인천 구간을 이용하는 게 좋다. 이 경우 아스타나-알마티 국내선 구간의 탑승을 위해 별도로 이민국 출입국 수속을 밟아야 한다. 참고로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카자흐스탄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다.
문의 에어아스타나 서울사무소 02-3788-0170, 홈페이지 airastana.com/kor/ko-KR
현지교통
트빌리시 시내 중심으로부터 북쪽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에서 카즈베기행 미니버스가 매일 출발한다. (2시간 30분 소요, 10라리, 하루 4~5차례) 카즈베기에서 트빌리시로 떠나는 마지막 버스는 오후 5시경 출발한다.
환전
조지아의 화폐단위는 라리(Lari)이며, 1라리는 한화로 약 470원이다.
비자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비자 없이 관광 목적으로 36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여행 시기
조지안 밀리터리 하이웨이는 연중 내내 어느 때 방문해도 좋다. 단 겨울철에는 폭설로 여행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6월부터 11월까지가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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