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陳?)선생 시
春日和金秀才
滿樹春紅泣露華 映門垂柳欲藏鴉
만수춘홍읍로화 영문수류욕장아
作詩亦是妨眞興 閑看東風掃落花
작시역시방진흥 한간동풍소락화
나무에 가득한 봄꽃은 이슬발에 우는데 / 滿樹春紅泣露華
문에 비친 드리운 버들은 갈가마귀를 감출 만하다 / 映門垂柳欲藏鴉
시를 짓는 것도 참 흥에는 방해 되거니 / 作詩亦是妨眞興
동쪽 바람이 낙화를 쓰는 것을 한가히 보네 / 閑看東風掃落花
李白선생 시
山中問答산중문답
問餘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문여하사서벽산 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도화유수묘연거 별유천지비인간
내게 무슨 뜻으로 푸른 산속에서 홀로 사느냐 물으니
웃으며 대답 안했지만 마음은 절로 한가하네
복숭아꽃 흐ㅡ르는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별천지가 있으니 인간 세상이 아니더라
紫霞 申緯번역 시
胡蝶靑山去 호접청산거
白胡蝶汝靑山去 黑蝶團飛共入山
백호접여청산거 흑접단비공입산
行行日暮花堪宿 花薄情時葉宿還
행행일모화감숙 화박정시엽숙환
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김정희(金正喜)선생 시
설야우음(雪夜偶吟)
酒綠燈靑老屋中 水仙花發玉玲瓏
주록등청노옥중 수선화발옥영롱
尋常雪意多關涉 詩境空??境同
심상설의다관섭 시경공몽화경동
술 푸르고 등 파랗다 낡아 빠진 띠집 속에 / 酒綠燈靑老屋中
수선화 중얼중얼 영롱한 옥이로세 / 水仙花發玉玲瓏
심상한 저 설의도 관계가 많이 되니 / 尋常雪意多關涉
晩意 / 김시습
萬壑千峯外 孤雲獨鳥還
만학천봉외 고운독조환
此年居是寺 來歲向何山
차년거시사 래세향하산
風息松窓靜 香鎖禪室閑
풍식송창정 향소선실한
此生吾已斷 棲迹水雲間
차생오이단 서적수운간
온 골짜기와 봉우리 그 넘어
외로운 구름과 새가 떠돌고요.
올해엔 이 절에서 지내고
내년에는 어느 산으로 갈꺼나.
바람 그치니 솔 그림자 창가에 고요하고
향은 스러져 스님 방도 한가한데.
이 몸은 속세를 이미 떠났으니
자취를 수운간에 남기리라.
高峯선생 시
마른 벼루〔枯硯〕
翰墨場中歲月長 如今皓首臥空床
한묵장중세월장 여금호수와공상
閒懷椽筆揮餘澤 慢憶淸詩出濫觴
한회연필휘여택 만억청시출람상
楚澤行吟眞可惜 覇陵遊獵足堪傷
초택행음진가석 패릉유렵족감상
聞道古人存老馬 願隨君子作?羊
문도고인존로마 원수군자작희양
한묵의 마당에서 오랜 세월 보내고 / 翰墨場中歲月長
이제 와선 흰머리로 빈 평상에 누웠어라 / 如今皓首臥空床
한가히 큰 붓으로 남은 먹물 휘두르길 생각하고 / 閒懷椽筆揮餘澤
부질없이 맑은 시가 남상에서 나온 것을 기억하네 / 慢憶淸詩出濫觴
초택에서 행음한 일 참으로 안타깝고 / 楚澤行吟眞可惜
패릉의 사냥 놀이 상심할 만하네 / 覇陵遊獵足堪傷
들으니 옛사람이 노마를 남겼다고 하니 / 聞道古人存老馬
군자를 따라 희양 되기를 원하노라 / 願隨君子作?羊
몰지연 명(沒池硯銘) 이첨(李詹)
萬象鴻蒙 未分六鑿 伊洛渴而科斗出
만상홍몽 미분육착 이락갈이과두출
淮堰?而龍蛇拔 氣鍾于石 匪鐫匪刮
회언결이룡사발 기종우석 비전비괄
體像坤靜 潛心對越 坦無畦町 金聲玉色
체상곤정 잠심대월 탄무휴정 금성옥섹
爾勇何其 興雲吐月 誰其友之
이용하기 흥운토월 수기우지
君子在側 豈伊玩物 惟爾之則
군자재측 개이완물 유이지즉
처음 천지가 생겼을 때에 여섯 구멍[六鑿]이 패여지지 않았다.
이(伊)수와 낙(洛)수가 마르게 되매 올챙이가 나오고
회수(淮水)의 제방이 터지매 용사(龍蛇)가 날뛰었네.
정기(精氣)가 돌에 모였는데 새기거나 파놓은 것이 아니다.
벼루의 몸은 곤괘(坤卦)의 고요한 것을 상징하였으니,
내가 잠심(潛心)하여 대하였네. 평탄하여 언덕이 없고
금 소리와 옥 빛이네. 자연(自然) 그대로
너의 용맹은 어떠한 구름도 일으키고 달을 토하네.
누구가 벗을 삼는고, 군자가 곁에 있다.
어찌 물건을 좋아함이랴. 너를 본뜨려는 것이다.
錦石 朴準源선생 시
看花
世人看花色 吾獨看花氣
세인간화색 오독간화기
此氣滿天地 吾亦一花卉
차기만천지 오역일화훼
세상사람들 꽃의 빛깔을 본다만, 世人看花色
나 홀로 꽃의 기운을 본다네. 吾獨看花氣
이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여, 此氣滿天地
나 또한 한송이 풀꽃일레라. 吾亦一花卉
동기창(董其昌)의 詩
得好友來如對月 득호우래여대월
有寄書讀勝看花 유기서독승간화
'좋은 벗이 찾아오면 달을 대함과 같고,
좋은 책을 읽으면 꽃을 보는 것보다 좋다
申欽신흠선생 시
梅一生寒不賣香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동천년노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늙어가면서도 항상 거문고의 가락을 간직하고,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가더라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安樂)을 추구하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지더라도 그 본래의 성질이 결코 변하지 않으며,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이더라도 또 새로운 가지가 올라 온다
퇴계退溪선생시선생 시
我夢尋幽入洞天 千巖萬壑開雲煙
아몽심유압동천 천암만학개운연
中有玉溪靑如藍 ??一棹神飄然
중유옥계청여감 소회일도신표연
仰看山腰道人居 行穿紫翠如登虛
앙간산요도인거 행천자취여등허
迎人開戶一室淸 ?仙出揖曳霞?
영인개호일실청 구선출읍예하거
??何年吾所遊 壁上舊題留不留
방불하년오소유 벽상구제유불유
屋邊?木飛寒泉 團團桂樹枝相?
옥변고목비한천 단단계수지상규
同來二子顧且歎 結屋永擬遺塵絆
동래이자고차탄 결옥영의유진반
忽然欠伸形?? 鷄呼月在南窓半
홀연흠신형거거 계호월재남창반
내 꿈에 그윽한 곳을 찾아 동천(洞天)에 들었노라 / 我夢尋幽入洞天
천 절벽 만 골짝 구름 속에 열려 있고 / 千巖萬壑凌雲煙
한 줄기 맑은 냇물 쪽처럼 푸르고 / 中有玉溪靑如藍
물 거슬러 표연히 올라가는 돛배 한 척 / ??一棹神飄然
우러르니 산허리에 도사 집 하나 / 仰看山腰道人居
걸음걸음 산 기운 헤쳐 가니 허공에 오르는 듯 / 行穿紫翠如登虛
사립 열고 들어가니 정갈한 방 하나 / 迎人開戶一室淸
나와 맞는 여윈 신선 안개 자락 끌었다 / ?仙出揖曳霞?
어느 핸가 내 와서 놀던 곳 방불하이 / ??何年吾所遊
벽에 쓴 옛 글씨는 있을 터에 어이 없나 / 壁上舊題留不留
집을 두른 흠대에는 찬 물방울 날리는데 / 屋邊?木飛寒泉
이슬 맺힌 계수나무 가지 서로 얽히었다 / 團團桂樹枝相?
뒤따르던 두 젊은이 서로 보고 감탄하면 / 同來二子顧且歎
따라서 집을 지어 영영 세상일 잊으렷다 / 結棲永擬遺塵絆
문득 한 번 하품하고 기지개 켜고 나니 / 忽然欠伸形??
닭소리에 지는 달빛 남창에 들어오네 / ?呼月在南窓半
桐千年老 恒藏曲 (동천년노 항장곡)
[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동천년노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월도천휴여본질 류경백별우신지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아름다운 곡을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번을 이즈러져도 그 본질은 남아있고
버드나무는 백번을 꺽어 나누어져도 또 다시 새가지를 띄운다
황벽이 먼저 앞 두 구절을 짓고
선종이 나머지 두 구절을 짓다
千岩萬壑不辭勞 遠看方知出處高
천암만학불사로 원간방지출처고
溪澗豈能留得住 終歸大海作波濤
계간개능류득주 종귀대해작파도
수많은 바위와 계곡이 수고로움을 마다 않아千巖萬壑不辭勞
멀리 보니 이제야 높은 데서 왔음을 알았도다遠看方知出處高
계곡이 미끄러우니 어찌 머물 수 있으리溪澗豈能留得住
끝내 넓은 바다로 돌아가 파도가 되리라終歸大海作波濤
정호(程顥 1032~1085)선생시
秋日偶成 추일우성
閑來無事不從容 한래무사부종용
睡覺東窓日已紅 수각동창일이홍
萬物靜觀皆自得 만물정관개자득
四時佳興與人同 사시가흥여인동
道通天地有形外 도통천지유형외
思入風雲變態中 사입풍운변태중
富貴不淫貧賤樂 부귀불음빈천락
男兒到此是豪雄 남아도차시호웅
한가하니 세상사 조용하다.閑來無事不從容
꿈에서 깨어보니 동창에 해가 붉게 비치네.睡覺東窓日已紅
만물은 차분하게 보면 모두 스스로 터득하고萬物靜觀皆自得
네 계절의 취향은 인간과 일체가 되어 바뀐다.四時佳興與人同
도는 천지간 형상이 없는 것에 까지 이르고道通天地有形外
생각은 풍운의 변하는 모습 속에 있네.思入風雲變態中
부귀에 현혹되지 않고 빈천도 즐겁다.富貴不淫貧賤樂
사나이가 이쯤되면 영웅호걸이로다.男兒到此是豪雄
이백(李白) 시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
日照香爐生紫烟 遙看瀑布掛前川
일조향로생자연 요간폭포괘전천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비류직하삼천척 의시은하락구천
향로봉에 햇살 들어 불그레 안개 피어나는데
멀리 바라보니 어허 폭포가 앞 내에 걸려 있네.
날아 흘러 곧바로 삼천 척을 떨어지니
구만리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졌나?
金富軾김부식선생 시
安和寺致齊
窮秋影密庭前樹 궁추영밀정전수
靜夜聲高石上泉 정야성고석상천
睡起凄然如有雨수기처연여유우
憶曾蘆草宿魚船 억증노초숙어선
깊은 가을에 뜰 앞 나무는 그림자 빽빽한데
고요한 밤이라 돌 위의 샘물 소리 높아라.
자다가 일어나보니 서늘하기 비오는 듯하여
일찍이 갈대 숲속 고깃배에 자던일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