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역춘야

2019. 11. 25. 14:00한시와 명언 보기

扶桑驛春夜

강흔

扶桑館裡一場歡 宿客無衾燭燼殘 十二巫山迷曉夢 驛樓春夜不知寒

부상관 속엔 한 바탕 즐거운 사랑/ 자는 객은 이불 없고 촛불도 가물가물

 열두 봉우리 무산에서 새벽 꿈에 미혹되어/ 역루의 봄밤이 찬 줄도 모르겠네

姑射仙姿玉雪肌 曉窓金鏡畵蛾眉 卯酒半酣紅入面 東風吹鬢綠參差

막고야산 선녀의 자태에 백옥 같은 피부/ 새벽 창가에서 거울 보며 눈썹을 그리네

아침 술 반나마 취하여 얼굴에 홍조를 띠고/ 봄바람이 살쩍에 불어 검은 머리칼 찰랑이네.

雲鬞梳罷倚高樓 鐵笛橫吹玉指柔 萬重關山一片月 數行淸淚落伊州

구름 머리 빗질하고 높은 누대에 기대어/ 피리를 빗겨부니 섬섬옥수 곱구나

만 리 타향 한 조각 달에/ 몇 줄기 맑은 눈물 이주곡에 떨어지네


주) 

목계(木溪) 강혼(姜渾)[1464~1519]은 경상감사가 되어 지방을 순행하며 성주에 왔다가 기생 은대선(銀坮仙)과 정이 들어 떠나면서도 부상역(扶桑驛:김천시 남면 부상리 부상(역말)마을)까지 동행한다. 그런데 이불은 벌써 개령으로 보낸 뒤라 서로 떨어지지 못한 둘이 이불 없이 부상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서 그 감회를 읊어 기생에게 정표로 준 한시 곧 부상역춘야(扶桑驛春夜)이다. 강혼은 문장이 뛰어나서 연산군(燕山君)의 총애를 받았으며, 관직은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였다. 강혼은 150811월에 경상도 관찰사로 나갔다가 15101월에 공조판서에 임명되었는데, 1509년 여름과 가을에 경상도의 10읍을 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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