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불골표

2021. 11. 24. 17:38한시와 명언 보기

論佛骨表(논불골표)

 

                                                                                                  韓愈(한유)

 

臣某言(신모언)       신은 아뢰옵니다.

伏以佛者(복이불자) 삼가 생각하건데 이 불교란 것은

夷狄之一法耳(이적지일법이) 오랑캐의 한 법일 뿐입니다.

自後漢時(자후한시) 후한시대에

流入中國(유입중국) 중국에 들어왔으며

上古未嘗有也(상고미상유야) 일찍이 그 이전에는 있지 않았습니다.

昔者(석자) 그 옛날

黃帝在位百年(황제재위백년) 황제는 재위 백년에

年百一十歲(년백일십세) 나이가 백 열 살이었고

少昊在位八十年(소호재위팔십년) 소호는 재위 팔십에

年百歲(년백세) 백세였으며

顓頊在位七十九年(전욱재위칠십구년) 전욱은 재위 칠십 구년에

年九十八歲(년구십팔세) 나이가 구십 팔세였고

帝嚳在位七十年(제곡재위칠십년) 제곡은 재위 칠십에

年百五歲(년백오세) 백 오세였으며

帝堯在位九十八年(제요재위구십팔년) 요임금은 재위 구십 팔년에

年百一十八歲(년백일십팔세) 나이가 백 열 여덟 이었고

帝舜及禹年皆百歲(제순급우년개백세) 순임금과 우임금도 다 같이 백세를 살았습니다.

此時天下太平(차시천하태평) 이 때는 천하가 태평했으며

百姓安樂壽考(백성안락수고) 백성들은 편안했고 수명은 길었지만

然而中國未有佛也(연이중국미유불야) 중국에 불교는 있지 않았습니다.

 

其後(기후) 그 후

殷湯亦年百歲(은탕역년백세) 은나라 탕왕 또한 백세를 누렸고

湯孫太戊在位七十五年(탕손태무재위칠십오년) 탕왕의 손자 태무의 재위는 칠십 오년

戊丁在位五十九年(무정재위오십구년) 무정은 재위가 오십 구년 이었는데

書史不言其年壽所極(서사불언기년수소극) 역사서에서 그 수명이 다한 해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推其年數(추기년수) 그 나이들을 헤아려 보건데

蓋亦俱不滅百歲(개역구불멸백세) 모두가 백세보다 적지는 않았습니다.

周文王年九十七歲(주문왕년구십칠세) 주나라 문왕은 구십 칠세를

武王年九十三歲(무왕년구십삼세) 무왕은 구십 삼세를 살았으며

穆王在位百年(목왕재위백년) 목왕은 재위가 백 년 이었는데

此時(차시) 이 때에도

佛法亦未入中國(불법역미입중국) 불법은 중국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非因事佛而致然也(비인사불이도연야) 선왕들이 그렇게 장수 할 수 있었던 것은

불교 때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漢明帝時(한명제시) 한나라 명제 때에

始有佛法(시유불법) 비로소 불법을 가지게 되었는데

明在位纔十八年耳(명재위재십팔년이) 명재의 재위는 겨우 십 팔년뿐이었습니다.

其後亂亡相繼(기후난망상계) 그 후 환란과 망함을 서로 이어받으니

運祚不長(운조부장) 나라의 운명과 제위 기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宋齊梁陳元魏已下(송제양진원위이하) ,,, , 원위 등의 나라 아래에서는

 

事佛漸謹(사불점근) 불법을 점점 더 받들었지만

年代尤促(연대우촉) 왕들의 제위 기간은 더욱 짧았습니다.

惟梁武帝在位四十八年(유양무제재위사십팔년) 오직 양무제만이 재위 기간이 사십 팔년 이었는데

前後三度(전후삼도) 무제는 재위 전 후로 세 번이나

捨身施佛(사신시불) 불도에 귀의하여

宗廟之祭(종묘지제) 종묘의 제사에

不用牲牢(불용생뢰) 소를 희생하여 쓰지 않고

晝日一食(주일일식) 낮에 한 번만 식사를 했는데

止於菜果(지어채과) 그것도 나물과 과일에 그쳤습니다.

其後竟爲侯景所逼(기후경위후경소핍) 그 후 도리어 후경에게 핍박을 받다가

餓死臺城(아사대성) 대성에서 굶어 죽었고

國亦尋滅(국역심멸) 나라 또한 토벌되어 멸하게 되었던 것이니

事佛求福(사불구복) 불법으로 복을 구하려다가

乃更得禍(내경득화) 도리어 화를 당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由此觀之(유차관지) 이러한 일들을 보노라면

佛不足事(불불족사) 불도란 일을 이루게 하는 것이 아님을

亦可知矣(역가지의) 또한 알 수가 있습니다.

 

高祖始受隋禪(고조시수수선) 당 고조가 비로소 수나라로부터 왕위를 양위 받았을 때

則議除之(즉의제지) 없앨 것을 의논하였는데

當時君臣(당시군신) 당시에 신하들이

材識不遠(재식불원) 자질과 식견이 깊지 못하고

不能沈知先王之道(불능침지선왕지도) 재능이 없어 지혜로운 선왕의 도를 막히게 하였습니다.

古今之宜(고금지의) 예나 지금이나 마땅히 따라야 할 일은

推闡聖明(추천성명) 임금의 총명을 받들고 크게 하며

以救斯弊(이구사폐) 폐단은 고쳐야만 하는데

其事遂之(기사수지) 그 일은 그렇게 그치고 말았으니

臣常恨焉(신상한언) 신은 늘 한탄하고 있습니다.

伏惟叡聖文武皇帝陛下(복유예성문무황제폐하) 엎드려 생각하건데 예성문무황제폐하의

神聖英武(신성영무) 신성하심과 영특하고 용감하심은

數千百年已來(수천백년이래) 수천 년 이래로

未有倫比(미유윤비) 견줄 바가 없습니다.

卽位之初(즉위지초) 즉위하시고 나서는 바로

卽不許度人爲僧尼道士(즉불허도인위승니도사) 법으로 백성들이 중이나 도사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고

又不許創立寺觀(우불허창립사관) 또한 사찰이나 사원을 짓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기에

臣常以爲高祖之志(신상이위고조지지) 신은 항상 고조가 품었던 뜻을

必行於陛下之手(필행어폐하지수) 틀림없이 폐하의 손에 의해서 실행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今縱未能卽行(금종미능즉행) 설령 지금 실행은 안하신다하더라도

豈可恣之轉令盛也(기가자지전령성야) 어찌 폐하께서는 뜻을 바꾸시어 불도를

성하게 하려 하십니까.

 

今聞陛下令群僧(금문폐하영군승) 오늘 듣자하오니 폐하께서는 승려의 무리들로 하여금

迎佛骨於鳳翔(영불골어봉상) 불골을 봉상으로 부터 맞이하시고

御樓以觀(어루이관) 누각에서 바라보시며

舁入大內(여입대내) 마주 들어 대궐로 들여오고

又令諸寺遞迎供養(우령제사체영공양) 또한 모든 사찰로 하여금 번갈아 맞이하게 하여

공양을 하게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臣雖至愚(신수지우) 신은 비록 지극히 어리석으나

必知陛下不惑於佛(필지폐하불혹어불) 반드시 폐하께서는 불법에 미혹되지 않으실 것임을 알며

作此崇奉(작차숭봉) 그렇게 높이 받들어 지으시며

以祈福祥也(이기복상야) 복을 비는 일이

直以年豊人樂(직이년풍인락) 풍년을 맞이한 백성들의 기쁨에

徇人之心(순인지심) 마음을 맞추어

爲京都士庶(위경도사서) 도읍의 선비와 서민들을 위하여

設詭異之觀戲翫之具耳(설궤이지관희완지구이) 별난 볼거리를 베푸시어 노리개 마냥

백성에게 즐거움을 주려하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安有聖明若此(안유성명약차) 이에 슬기로우심과 밝으심이 이와 같으신데

而肯信此等事哉(이긍신차등사재) 무리들의 일을 즐기어 믿으시겠습니까.

然百姓愚冥(연백성우명) 그러나 백성들은 우매하고 어두워

易惑難曉(이혹난효) 쉬이 미혹되고 깨우치기는 어렵습니다.

苟見陛下如此(구견폐하여차) 진실로 폐하의 이 같은 모습을 보고는

將謂眞心事佛(장위진심사불) 장차 폐하께서 진심으로 불도를 섬기시는 것으로 생각하여

皆云天子大聖(개운천자대성) 모두가 총명하신 천자를 운운하며

猶一心敬信(유일심경신) "가히 천자도 일심으로 공경하고 믿는데

百姓何人(백성하인) 우리 같은 백성이

豈合更惜身命(기합경석신명) 어찌 목숨을 아낄 것인가" 하며

焚頂燒指(분정소지) 정수리와 손가락에 불을 사르고

百十爲群(백십위군) 수백 수십이 떼를 지어

解衣散錢(해의산전) 옷을 벗어 놓고 돈을 뿌리며

自朝至暮(자조지모) 아침부터 저녁까지

轉相倣效(전상방효) 서로가 닮고 본받으려 하고

惟恐後時老少奔波(유공후시노소분파) 공양 때에 늦는 것을 두려워하여 분주하게 달려가야 하니

棄其業次(기기업차) 생업을 버리고 말 것입니다.

若不卽加禁遏(약불즉가금알) 만약 이를 바로 막고 금하지 않으시고

更歷諸寺(경력제사) 모든 사찰마다 지나가게 하신다면

必有斷臂臠身以爲供養者(필유단비연신이위공양자) 반드시 팔을 자르고 몸의 살을 저미어

공양하는 자도 있을 것이오니

傷風敗俗(상풍패속) 이는 풍속을 문란하게 하고

傳笑四方(전소사방) 사방에 웃음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니

非細事也(비세사야) 사소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夫佛本夷狄之人(부불본이적지인) 부처란 본시 멀리 오랑캐 인으로

與中國言語不通(여중국언어불통) 중국의 언어로는 통하지 않고

衣服殊製(의복수제) 의복도 달리 지어 입으며

口不言先王之法言(구불언선왕지법언) 선왕의 가르침을 입으로 말하지 않고

身不服先王之法服(신불복선왕지법복) 합당한 의복을 몸에 입지 않으며

不知君臣之義 父子之情 (부지군신지의 부자지정) 군신간의 의리를 알지 못하고

부자간의 정도 모르니

假如其身至今尙在(가여기신지금상재) 가령 그 몸이 지금도 아직 생존해 있으며

奉其國命(봉기국명) 나라의 사명을 받들고 있다가

來朝京師(내조경사) 조정이 있는 우리 도읍에 왔다면

陛下容而接之(폐하용이접지) 폐하께서는 접견을 허락하시되

不適宣政一見(부적선정일견) 선정전에서 한 번 보는 것도 마땅하지 않으니

禮賓一設(예빈일설) 예빈원에서 연회를 베푸시고

賜衣一襲(사의일습) 옷이나 한 벌 내리실 것이며

衛而出之於境(위이출지어경) 국경까지 호위하여 떠나게 해야 할 것인데

不令惑衆也(불영혹중야) 이는 백성들로 하여금 미혹될까 봐 그리하셔야만 되는 것이옵니다.

況其身死已久(황기신사이구) 하물며 오래전에 이미 죽은 몸이어서

枯朽之骨(고후지골) 마르고 썩어 뼈만 남은

凶穢之餘(흉예지여) 흉하고 더러운 그 남은 끝을

豈宜令入宮禁(기의영입궁금) 폐하께서는 마땅히 궁전에 들여옴을 금하셔야 할 것입니다.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하기를

敬鬼神而遠之(경귀신이원지)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하라" 라고 하였는데

古之諸侯(고지제후) 옛 제후들은

行弔於其國(행조어기국) 나라 안에서 조상을 할 때엔

尙令巫祝(상령무축) 오히려 무당에게 부탁하여

先以桃茢(선이도열) 먼저 도열이란 빗자루로

祓除不祥(불제불상) 상서롭지 않은 것을 떨어내고

然後進弔(연후진조) 그런 연후에 조상을 하였사온데

今無故取朽穢之物(금무고취후예지물) 지금은 연고도 없는 썩고 더러운 물건을 취하여

親臨觀之(친임관지) 친히 대하고 바라보시며

巫祝不先(무축불선) 먼저 무당에게 부탁하여

桃茢不用(도열불용) 도열도 쓰지 않고 있는데도

君臣不言其非(군신불언기비) 군신들은 그 옳지 않음을 간하지 않고

御史不擧其失(어사불거기실) 어사들은 그 잘못됨을 들추어내지 않으니

臣實恥之(신실치지) 신은 실로 부끄러울 뿐입니다.

 

乞以此骨(걸이차골) 소원하오니 이 뼈를

付之有司(부지유사) 맡은 부서에 분부를 내리시어

投諸水火(투제수화) 모두 물이나 불에 던져

永絶根本(영절근본) 근본을 영원히 끊어

斷天下之疑(단천하지의) 천하의 의심을 없애주시고

絶後代之惑(절후대지혹) 후대에도 미혹되지 않도록 끊어 주시옵소서.

使天下之人(사천하지인) 그리하여 천하의 백성들로 하여금

知大聖人之所作爲(지대성인지소작위) 폐하께서 하신 일들이 아주 슬기로웠음을 알게 하시며

出於尋常萬萬也(출어심상만만야) 업적이 드러나고 만만대가 계승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豈不盛哉(기불성재) 어찌 성대하지 않으며

豈不快哉(기불쾌재) 어찌 통쾌하지 않을 것입니까.

佛如有靈(불여유령) 부처가 신령함을 지니고 있어

能作禍祟(능작화수) 재앙과 빌미를 지을 수 있다면

凡有殃咎(범유앙구) 모든 재앙과 허물을

宜加臣身(의가신신) 마땅히 신의 몸이 받을 것이오나

上天鑒臨(상천감림) 하늘이 살피고 내려다볼 것이니

臣不怨悔(신불원회) 신은 원망도 후회도 없습니다.

無任感激墾悃之至(무임감격간곤지지) 감격과 간곡한 마음을 감내하지 못하고

謹奉表而聞(근봉표이문) 삼가 표문을 올립니다.

臣某誠惶誠恐(신모성황성공) 신은 진실로 황공하오며 두려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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